안녕하세요, 피클입니다.

 

원래는 제가 이걸 타래에다가 천천히 정리하려고 했는데... 한곳에 모아서 쓰지 않으니까 이야기가 너무 중구난방하게 흘러가더라고요. 그래서 타래는 TMI만 남기고 제로부터 다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알만한 내용은 가능한 제외하고, 이 캐릭터의 원재료부터 만들어질 모습까지... 짧게나마 글을 써봅니다.

 

*다소 사회학적이고 난해한 이야기를 많이합니다...죄송합니다...캐 정리의 실패..

 

 


|| Content ||

우리는 결코 서로를 이해할수 없다. 그것은 종으로서의 한계이다.

이해는 인간의 생존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1. 소통이란,

: 지금의 인류를 있게 한 가장 강한 무기이자,

자연적으로 결속할수 있는 인간의 수는 고작 150명에 불과합니다. 인간이 이 임계치를 넘어 수십명이, 수백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만들어낸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신화'를 기반으로 한 '소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신앙, 법률, 자본, 등의 공통된 허구를 믿음으로서 성공적인 협력을 이루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여 집단 내 신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곧 복잡한 사회 구조와 네트워크의 형성으로 이어진 번영의 기반으로서 지금 이 땅의 지배자로 자리잡은 이들의 비결입니다.

 

: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가장 위험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현대 사회는 이른바 '소통 과잉'. 진실, 거짓, 개인의 입장, 단체의 입장, 이익과 손해, 감정과 사상이 전부 한 곳에 뒤엉켜 무엇을 믿어야할지 모르는 아비규환입니다. 무시하기는 친숙하고, 관용하기에는 너무 다른 우리의 모습. 악의 한 방울 없는 행동만으로도 마음의 문을 닫거나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입는 사람의 수는 셀수조차 없어졌고, 하리올도 그 중 하나입니다.

 

 

 

2. 하리올의 반항은,

: 인간으로서의 반항이며,

고아와 노인, 약자들과 피해자들을 보살피는 시설에 삶을 바친 위인인 어머니, 지구상 모든 인류를 창조하고 불을 가져다준 인간의 대변자.

그 둘의 밑에서 태어난 아들로서 주어진 하리올의 태초는 '착한 사람'의 표본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제것을 희생하고, 소중한 사람들의 의견에 굽혀 포용하고, 더 나은 세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성자(聖者)의 적통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는 하리올은 어떤가요? 남의 것을 뺏는 폭력배, 지독한 인간혐오자, 악당이 되고 제 피가 흘러도 이용당하지 않으려는 황소고집. 그의 현재 모습은 천성에 대한 반항 그 자체입니다. 그가 인간을 혐오한 이유 중 하나도 이들을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친자식을 자식으로서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보살피는 대상 따위를 자신이 마주할 필요는 없다면서. 

 

 

: 인류 반항의 역사이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The Rebel (반항하는 인간)의 저자인 알베르 카뮈는 반항은 “한계를 설정하는 일” 이라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부당한 압력에 직면할 때, 그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는 저항이 반항이라고. 그에 따라 인류는 수없이 스스로를 계란삼아 불합리라는 바위에 부딪혔습니다. 동굴에서 서식하던 시절부터 거대한 자연에서 살아남았고, 몇백년간 이어져온 왕위를 민중의 자리로 끌어내려 지금껏 어떤 종도 이룩하지 못한 현대화라는 문화를 세웠습니다. 이런 결과의 시발점은 '불'을 손에 넣은것. 특정 조건만 갖추면 자발적으로 불을 피울수 있게 되었다는 사건은, 인간이 자연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생존 환경을 통제하고, 조리와 도구 제작을 통해 더 복잡한 사회를 형성하는 기틀을 만들어 오늘날에 도달했습니다. 

 

하리올 역시 이 과정에 따라 자신의 타오르는 성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서야 비로소 그 불꽃에 집어삼켜지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이 원하는것을 찾아 나설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현대화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 존재가 바로, 글로리아 학원의 친구들과의 우정입니다.

 

 

 

3. 앞으로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신격은,

: 인간으로 계승되며,

반항하는 존재인 그가 누군가를 믿게 되었다는건 무언가 끝남과 동시에 어딘가의 시작점에 섰다는 것을 뜻합니다. 글로리아 학원에 재학하면서 무척 행복한 한 때를 보냈지만, 한편으론 졸업날이 가까워지는 날마다 사람은 모두 각자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자신을 이 세상에 낳아준 사람의 세계도 이해하지 못해 엇갈린 소통의 작대기가, 당신들과는 언젠가 그리 틀어지지 않을 보장이 없다는 사실까지도. 그렇기 때문에 애써 그 가능성을 기억속에서 지워가면서까지 일시적으로 회피했습니다.

 

하지만 힘을 합쳐 최고신을 죽이고, 함께 시간을, 장소를, 청춘을 나누면서 그는 당신들의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기억 속에서 지운 그 트라우마를 다시 마주하는 날,  종으로서의 한계를 넘어 인간이었던 시절의 친구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이번 삶은 인간으로 남은 친구들과 함께 완전히 끝낸 후, 그는 신격의 일부를 사용해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새로운 장소의 새 인간으로 태어나 기존의 기억 없이 생의 주기를 걸쳐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죽고 나서는 시작이었던 카즈베기 산에서 하리올 키피아니로서 다시 깨어나 약간의 시간을 보낸후 다시 새로운 인간으로서 필멸의 삶을 무한히 반복하는 일을.

 

그렇게 하고도 남은 프로메테우스의 신격은 인간에게 계승됩니다. 

하리올만이 그의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할수 있는 편법입니다. 제일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신격이 주어지는 구조. 말하자면 주식회사와 같은 시스템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인류 전체가 주주이며, 하리올은 그의 제일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위치인겁니다. 몇십번, 몇백번의 삶을 반복하는 하리올에게 결국은 전부 넘어올것이 예견된 힘 같다가도, 인외의 존재만이 남아 이해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면 다시 인간에게 돌아가버릴 자력을 가진 힘. 그는 스스로가 제일 싫어했던 '윗세대'가 될 가능성을 제거한 셈입니다.

 

 

: 인류의 신화, 그리고 끝나지 않는 찬탈이 된다.

하리올은 그 삶의 연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기존의 것을 부수고, 빼앗게 될겁니다.

이건 '인간들의 신'이라는 타이틀의 신격을 사용한 대가와도 같습니다. 어떠한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으며, 죽음과 삶의 사이클은 몇세대가 지나 완전히 잊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일어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인지할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초석을 깔아준 대부,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인물의 형제, 영웅이 복수의 씨앗을 품게 만들어준 계기. 그는 다양한 형태와 인물과 역할로서 이 세상에서 자정 작용이되어 앞으로의 세상에서 균형을 맞춥니다. 

 

제가 해석한 프로메테우스의 사랑법은 방목이었습니다. 너무나 드넓어 지금의 인류가 스스로를 해치고, 썩어가더라도 무한한 자유를 주어 결국엔 모두 잠겨죽게 만드는 무책임한 사랑 을. 하지만 하리올은 다릅니다. 썩은건 도려내고, 그 상처가 흉터가 되는 일을 감수하고 나아가는 것처럼 그는 반항의 횟불을 집어듭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신이 된 제 친구들까지 훗날... 과거 부모들과 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시작한 친탈을 인류의 신화로서 계승해 이어나갑니다. 몇번, 몇천번, 30000번도 넘게.